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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운전 복병, 도로변 동물

 
불가피하면 차라리 부딪히는게 나아
보험에서도 무과실로 간주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자동차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곤 한다. 산간 지역이나 숲이 우거진 농촌지역을 달리게 될 때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르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있다. 언제 어디서 튀어 나올지 모르는 동물이 그것이다. 


사슴이나 무스는 물론이고 너구리처럼 덩치가 작은 동물도 의외로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사슴이나 무스는 몸무게가 수백킬로그램에 달하고 덩치도 커 자동차와 충돌할 경우 차체에 심한 파손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의 탑승자에게도 심한 신체적 부상을 줄 수 있다. 대다수 차량이 앞부분은 낮기 때문에 동물이 충돌 순간 공중으로 뜨면서 앞유리에 재차 부딪히게 되는데 이 때 앞유리를 중심으로 한 차체가 파손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동물과의 충돌은 어떻게 해야 피할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 너무나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 안전 속도를 유지하면서 시야를 넓게 둬 동물이 튀어나오지는 않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 특히 주립 또는 국립 공원 내부에 - 쭉 뻗은 길이고 별달리 위험해 보이지도 않는데 제한속도가 시속 80 또는 90 킬로미터로 제한되는 곳들이 있다. 이런 구간에서는 사슴이 뛰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노란색 표지판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 구간은 일견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슴이나 무스가 곧잘 출몰하고, 이 때문에 실제로 심각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 곳이라 일부러 속도를 제한하는 것이다. 설마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랴, 싶어 속도 제한을 무시하고 과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런데 동물이 정말로 갑자기 튀어나와서 충돌이 불가피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은 뛰쳐나오는 동물을 피하겠다고 핸들을 갑자기 트는 것이다. 동물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면 차라리 부딛히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동물을 피하겠다고 핸들을 꺽다가 마주오는 차량과 부딪히거나 도로옆 도랑으로 빠져버리면 동물과의 충돌과는 피할 수 있을 지 모르나 차에 타고 있는 탑승자들은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퀘벡에서는 고속도로에 쓰러져 있는 동물을 피하려다 마주오는 차량과의 정면충돌을 야기해 상대편 차량의 탑승자를 사망케 한 운전자에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난 바 있다.


자동차 보험에서도 동물과의 충돌을 보는 시각은 이와 유사하다. 운전 도중 동물과 충돌해 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과실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때문에 클레임을 해도 이 때문에 보험료가 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상의 동물을 밟고 지나가다 사고가 발생하거나, 뛰쳐 나오는 동물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틀다 사고가 나면 운전자 과실로 간주한다. 동물을 피하려다 발생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은 이때 아무런 설득력을 갖기 못한다.


동물과 충돌한 다음에는 여느 교통사고와 같은 처리 수순을 밟는다. 탑승자들 가운데 부상당한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한경우 911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다. 만에 하나 내가 다치지 않거나 경미한 부상을 입는 정도에 그쳤다 하더라도 동물을 내 손으로 치우기 위해 가까이 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도로 위를 돌아 다니다 다른 차량과의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얼핏 보기에 움직임이 없는 동물일지라도 자율신경이 여전히 살아 있어 갑자기 사지를 움직이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움직이는 다리에 잘못 맞기라도 하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결국 이야기는 앞서 언급한 안전 운전으로 귀결된다. 모처럼 장거리 운전여행을 떠나 들뜨기 쉬운 기분은 가라 앉히고, 시야는 멀리 두면서 안전 운행을 해야 끝까지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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