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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미녀.5 - 변한 세상

 

2015-04-30

 

 

잠자는 미녀.5 - 변한 세상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박자 맞춘 말발굽 소리대신
날카롭게 길바닥 긁는 바퀴 소리
매캐한 배기가스가 코를 찌릅니다.
잠시 눈 붙인 사이 세상 많이 변해
잠을 자며 기다린 것 실수였습니다.
요즘 눈만 뜨면 공주가 생긴다던데
돈 많은 남자 만나도 공주 된다지요?


수술로 쌍꺼풀 생기고 코가 높아져도
모두 공주라면 아무도 공주가 아니지만,
진작에 말발굽 소리 들릴 때 맨발로
들판으로 거리로 뛰어나갔어야 했는데,
왕자님커녕 남자다운 남자 보기 힘든 세상.
고급 승용차 구르는 소리에 귀 기울여요.
외제 수입차일수록 소리가 안 난다지요.


운동부족으로 둔해진 드라곤의 가슴을 찌를
칼보다 날카로운 신용카드 손에 쥐고,
요즘 모든 일 돈이면 해결된다지요.
허리춤에 매달린 열쇠꾸러미 출렁이며
가진 자만이 행복할 수 있는 이 시대에
행복을 위해 몇 개의 열쇠가 필요한지,
뭐든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세상.


말 타고 올 때야 어지간한 길 다 길이지만
자동차로 올 때 닦여진 길 있어야지요.
푸른 나무들이 하늘 떠받들던 숲속이
빌딩이 하늘 찌르는 도시로 변한 지금
길마다 신호등 있어 드라곤의 눈빛같은
빨간 불에 아무리 급해도 차를 멈추지요.


움직이는 시간보다 멈추는 시간 많고
교통체증에 거리가 주차장 되었는지도,
그러나 세상보다 내가 변하지 않았는지,
길게 자란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얼굴이 패인 주름살로 덥히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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