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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2015-05-15

 

 
책꽂이


 
유년의 방에 책꽂이가 없다
추억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어깨동무하고 서있어야 하는데,
방바닥에 팽개친 동화책처럼
표지 떨어지고 제목 잃어버린
낡은 책 위에 어른대는 그림자


 
왕자가 아니라고 너무 일찍 알아
아름다운 공주를 찾아갈 수 없다.
동무들과 같이 부르던 노래도 없이
장난감 총을 들고 동무들 겨눈다.
모든 불행 나를 낳은 부모 탓이지만
세상이 싫고 친구도 미웠다.


 
시들은 꽃 몇개 고개숙이고 있는
메마른 꽃밭에 향기도 없다.
얼굴에 웃음도 피어나다 멈추고
방문을 닫고 뛰어나왔다.
구슬과 딱지같은 소중한 것 두고나와
돌아가면 굳게 닫혀있는 문,


 
왕자와 공주는 언젠가 만나
첫눈에 반해 반드시 결혼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믿는다
여전히 내가 왕자가 아니라 알지만
만난 모든 여자는 공주였다.
사람은 추억속에 행복하다.


 
유년의 방문이여 열려라!
세상의 닫힌 모든 문 열려라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고
모든 소원 들어주는 지니를 만나고
피터팬의 섬으로 날아가고 싶다.
유년의 방에 문이여 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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