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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소통(communication)

2016-01-28

의사 소통(communication)

 

 며칠 전 동포신문 일간지 전면에 두 사람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외부감사는 일방적인 해임이라 했고, 한인회장은 자진사임이라 했다. 신문을 볼 때 대충 제목만 읽어볼 때가 많은데 이 기사는 나에게 흥미를 유발해 끝까지 읽어보았다. 다 읽어보니 확실한 것은 그 외부감사가 자의건 타의건 그 자리를 그만둔 것이고, 그 진상은 더 밝혀 보야야 할 것이다. 다만 두 사람이 대화한 후 서로 이해한 내용이 상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서로의 의사소통이 잘못 됐다고나 할까? 아니면 그 만남의 결과의 해석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할까?


 이회장이 한인회장에 출마한다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무척 고무됐었다. 동포단체의 모든 단체가 고령화 돼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곳에서 교육받은 전문인인 1.5세가 한인회를 위해 봉사를 한다면 앞으로 1.5세나 2세들이 동포사회를 이끌고 나가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해서 기대를 했었다. 그리고 그는 많은 표차로 당당히 당선이 되었고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인회나 다른 동포단체의 모임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면서 처음에는 어눌하던 인삿말도 이제는 무척 매끄러워졌다. 한인회도 속사정이 어떤지는 잘 모르나 그럭저럭 잘 나가는 것 같아, 올초 신년 하례회자리에서 한인회장은 잘 뽑았다고 생각했다. 


  집사람이 여행 중이다. 며칠 전 나에게 토요일에 공항에 데려다 달란다. 제 1터미널로 3시까지 가야 한다고. 오전에 밀튼에서 일을 보고 점심 때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실에서 준비하던 집사람이 부엌으로 올라왔다.


“몇 시까지 가야 한다고?” 


“빨리 준비해, 여보 같이 가는 언니는 새벽 3시에 공항을 나갔대, 아무리 찾아도 우리가 없어 거기서 알아보니 오후 비행기라는 거야, 게다가 제 1터미널이 아니고 제 3터미널이래, 당신 빨리 준비해” 


“왜? 시간 아직 멀었는데”


  “아니 그분 새벽부터 얼마나 심심하시겠니, 빨리 가서 동무해 드려야지” 


서로 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비행기표를 한 사람이 이메일로 전달받고 모두에게 연락을 했단다. 그분은 한국에 있었다니까 아무래도 의사 소통이 더욱 어려웠겠지. 그래도 전달하시는 분이 “점심식사 후에 오세요”라고 했던가 아니면 전화 받으신 분이 아무래도 새벽 비행기는 이상하니까 “그렇게 새벽에?” 라고 한번만 질문을 했어도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의사전달 즉 의사소통이 잘못된 거다. 


  공항사건이야 한번 웃음으로 끝날 수 있지만 6.25동란 때는 잘못된 의사소통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단다. 북괴군이 물러간 후 마을을 차지한 미군이 잡혀온 주민에게 물었단다. “너 빨갱이냐?(Are you a communist?)”, 뭐라고 하는지 못 알아들었지만 아는 영어라고는 Ok, Yes 밖에 없어, 많은 죄 없는 선민들이 죽임을 당했단다. 그렇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이 어찌 6.25동란 때의 한국인뿐이겠는가. 힘없는 약소국가들의 국민들이 다 그렇겠지.


  의사소통으로 웃을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그러면 처음에 이 이야기 시작했던 의사 소통은 어떨까. 그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이거나 개인적인 일이라면 자기들끼리 한번 풀고 나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한 사람은 공인회계사이고 한 사람은 한인회장이다. 고객의 말을 잘못 알아듣거나 회원들의 말을 잘못 알아들으면 절대로 안 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 문제가 된다. 


  이 회장이 열심히 하고는 있으나 벌써 인사문제로 기사화 된 것이 세번째다. “힘 드시면 그만 두시라”라고 하기보다는 “힘 드시더라도 한인회를 위해서 부탁 드립니다” 했더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한인회장은 직원들이나 회원들 또는 임원, 이사들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으면서 다만 한인회의 선장으로써 앞장서서 한인회라는 배를, 기름이나 식량도 별로 없고 선원들도 많이 부족하지만 잘 운항해서 다음 항구까지 무사히 도착시켜야 한다. 한인회장 자리 결코 만만치 않은 자리이나, 이기석 회장이 잘 해나갈 것을 믿는다.


  아폴로, 금요일 엄마가 9시에 온다던데 오전이니, 오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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