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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기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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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hite Mountain

2016-02-26

Big White Mountain

지난 2월 4일 집사람을 차에 태우고 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친구들과 Rocky 의 Big White Mountain으로 오랜만에 스키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가면서 집사람이 묻는다. “당신 오는 날 스키 타고 와?” “아니 거기서 여기까지 어떻게 스킬 타고 와, 비행기 타고 오지” ”아니, 내 말은…” 안다 무슨 뜻인지.


우리가 주로 멕시코나 도미니카로 골프 여행을 갈 겨우 오전에 골프치고 저녁때 비행기를 타고 온다. 그곳은 다른 나라지만 같은 시간대이니 가능하다. 하지만 서부에서 돌아올 때는 같은 캐나다 국내이긴 하지만 무려 3시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오전에 스키 타고 비행기 시간에 맞춰 돌아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공항에 나가 좀 기다리니 이행장 부부와 길, 그리고 권이 도착했다. 음식을 이곳에서 가져가기 때문에 박스를 만들어 음식을 담기 시작했다. 김치, 불고기, 갈비, 밑반찬 등등을 담고 테이프로 감은 후 양손으로 들려니 얼마나 무겁던지,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면 벌금을 물 걱정이 되었다. 여행사 카운터 직원이 컨베이어에 올려놓으래서 다 올려놓지 않고 끝에 부분을 살짝 가장자리 스테인레스 부분에 걸쳐놓았다. 그런데도 파운드인지 킬로 인지는 몰라도 68이나 되었는데도 아무 말 않고 부치란다.


비행기 탑승 후 무려 4기간을 비행하여 Kelowna에 도착했다. 카톡으로 해밀턴에서 오는 일행과 연락을 했더니 자기들도 도착을 해서 짐을 찾고 있단다. 짐 찾는 곳에서 친구 찬을 만나니 같이 온 일행을 소개시켜준다. “야, 인사해 우리 막내야, 여기는 내 친구”. M대학의 B교수라고 했다. 악수를 하고 찬에게 한마디 했다. “야, 네 막내아들 많이 컸다.”


짐이 같은 곳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는데 해밀턴에서 온 사람들은 스키를 찾은 후 차를 렌트해서 먼저 간단다. 한 이분 지났나? 다시 돌아오길래 “아니 왜?” 했더니 부츠 가방 찾는걸 깜빡 잊었단다. 아, 이번 여행 어째 심상치 않다. 어떻게 둘 다 자기 가방을 잊을 수가 있을까?


그러는 중에 내 스키가방이 나왔다. 끈으로 묶는 부분이 풀어져 1/4 정도 맨몸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전날 밤 내 스키 백을 찾을 수 없어 하형님한테 빌려온 것인데, 스키 길이보다 조금 짧았다. 그 속에 스키 바지와 밤색 골덴바지를 넣어두었는데 백 속을 뒤져보니 골덴바지가 없다. 스키 바지는 안쪽에 넣어서 인지 그대로 있어 다행이다. 스키바지가 없어졌으면 당장 돈 주고 사야 하는데… 비행기 카고 안에 돌아다닐 내 골덴바지.


짐을 다 찾고 밖에 나와보니 토론토에는 거의 없던 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완전 별천지구나. 픽업 나온 밴 차량을 타고 숙소로 올라가는데 한없이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고도가 바뀌니 귀가 먹먹해져 입을 다문 다음 코를 꽉 잡은 뒤, “후”하고 불기를 두어번 했다. 어떤 표지판은 눈에 파묻혀 맨 위의 대가리만 내 놓고 있었다.


우리의 숙소가 있는 베이스가 해발 1750미터라고 했다. 도착하자 짐을 냉장고에 집어넣고 있는 중에 해밀턴 팀이 도착해 맥주와 양주를 갖고 들어왔다. 한잔씩 마시고 있는 중에 친구 길이 스키 바지 하나를 B에게 전달한다. 깜빡 잊고 왔단다. 그 양반 까딱했다간 바지와 부츠 없이 스키탈뻔 했네. 한잔씩 마시고 모두 피곤하니 바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부츠를 신는데 일년 만에 신는 거라 그런지 유난히 힘이 든다. 마치 첫 애를 낳는 임산부처럼 낑낑대고 있으니 길이 와서 부츠를 신겨준다. 오랜만에 부츠 신고 스키와 폴을 들고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리프트까지 걸어가는데 이건 고생이 장난 아니다. 부츠 신는 것과 첫 리프트까지 올라가는 것만 해결되면 열심히 스키를 탈 텐데…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데 왠 안개가 자욱하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구름이라 한다. 나는 이번 겨울 처음 타는 스키인데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니 무진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날은 안 타는 게 상책인데 비싼 돈 내고 멀리까지 왔으니 위험을 무릅쓰고 열심히 탔다.


날씨가 좋지 않으니 슬로프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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