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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환의 돈 이야기(5)-금과 석회석과 종이

 

미국의 금 유출을 막기 위해 달러를 금으로 바꿔 줄 수 없다. (리차드 닉슨 37대 미대통령)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금본위 제도 존재를 믿고 있다. 

 


 석회석 화폐


 태평양 서남쪽 캐롤라인 군도에 인구 11,400의 아름다운 야프섬(Yap Islands)이 있다. 야프도민들은 13세기 말코 폴로의 기록에 돌 화폐로 소개된 석회석으로 만든 돈을 파이(Fei)라고 불렀다. 파이는 지름 5인치 크기에서 크게는 12척으로, 400마일 떨어진 펠라오섬에서 나오는 석회석으로 만들었다. 


 들고 다닐 수 있는 조그만 파이는 식생활용품을 살 때 화폐로 사용했다. 집을 산다거나 혼수 등 큰 계약을 할 때에는 파이에 이름을 되새기고 물건과 바꾸곤 했다. 커다란 파이는 운반하기 편하게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주인 이름을 새기고 여러 곳에 방치했다. 도민들은 오랜 세월을 두고 폭풍이나 침몰위험을 감수하며 카누나 뗏목으로 석회석을 펠라오 군도에서 실어 왔다.


 어느 날 그 섬에서 가장 부자로 알려진 사람은 거대한 파이를 바다 밑에 수장하여 보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부자는 파이를 뗏목으로 실어오다가 태풍을 만나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파이를 바다 속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도민들은 의심도 하지 않고 그를 수장된 파이의 소유자로 인정했고 상품 거래를 위해 구경도 못한 파이를 빌려서 실질적인 파이로 갚기도 했다. 부자는 수장된 파이를 이용하여 중앙은행 역할을 한 셈이다.


 1898년 독일정부가 스페인으로부터 야프섬을 매입한 후 도로공사를 추진했으나 도민들에게는 전혀 관심 밖이라 노동을 부릴 수가 없었다. 말과 명령으로는 안 되어 독일 정부는 섬을 돌아다니면서 큰 파이에다 검은 십자가를 새기고 도로 닦는 일을 해야지만 파이에 새긴 검은 십자가를 지우고 주인에게 파이를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야프섬의 도민들은 빼앗긴 파이를 돌려받기 위해 즉각 노동을 부여했다. 독일정부는 돌을 세금으로 받아들여 길을 닦는 공사로 사용한 셈이다. 야프 도민들은 미 달러는 물론 아직도 파이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금 본위 제도


 금은 오랜기간 화폐로 사용되어 오다가 지폐가 유통되면서 지폐의 가치를 받쳐주는 금본위 제도의 매체가 되었다. 금본위 제도는 1834년 영국에서 시작하여 1900년 미국 의회에서도 금본위 제도를 채택했다가 세계 1차 대전(1914-1919)중 흐지부지 하게 되었다. 


 전후 1920년부터 1925년까지 영국은 금본위 제도 복구를 시도했으나 교역 국가들의 동조를 얻지 못하고 1931년 영국을 위시하여 24개국은 금본위 제도를 포기 하였다. 세계공황 당시 주식폭락으로 미국의 금이 외국으로 유출하자 1933년 루즈벨트 미대통령은 미 재무성이 갖고 있는 금의 개인 소유를 금지시켰다. 미국을 위시한 나머지 국가들도 1937년 금본위 제도를 파기하고 1934년 책정한 1 oz 금의 가치를 미화 $35로 유지하였다.


 금의 보관


 1900년대 미국의 뉴욕 연방은행은 지하 5층에다 방수 금고를 설치하고 교역국들의 금을 저장했다. 이 방수 금고는 자동적으로 아침 9시에 열리고 오후 5시에 닫혔다. 10피트 넓이 X 10피트 높이 X 18피트 깊이의 방으로 된 금고에는 두꺼운 초콜릿 캔디 크기의 금 막대들이 가득차 있었다.


 금 막대의 무게는 400온스가 되고 1940년 화폐가치로 $14,000 US가 되었다. 그 금을 모두 합치면 그 당시 약 20억불 가치로 미국의 4일간 국민 총생산의 양이었다. 그 많은 양의 금이 가득 차있는 방에 밝은 전기로 비추어지는 금덩어리 장면은 보는 사람들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각 나라 방에 들어간 금덩어리들은 옮겨지며 직인이 바뀌곤 했다. 이 방법이 무역 균형수지를 위해 실제로 금을 한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편하고 안전했다. 금을 많이 가진 나라는 그 만큼 무역을 통해 돈은 벌었다는 이야기지만 그곳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그 금을 본적이 없었다. 그 금덩어리들이 허드슨강에 수장되어 장부상으로만 무역 균형수지를 맞춘다 하더라도 아무도 따질 국가가 없이 거래 되었다. 


 종이돈


 월남전과 1969년의 미 증시폭락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소유한 미국달러를 재무성이 갖고 있는 금과 바꿔 달라고 요구하자 1971년 닉슨 미대통령은 그들의 요구를 거부하는 법을 통과 시켰다. 그 후로 금값은 수요공급에 의하여 정해지기 시작 했고 세계교역국들은 미 달러로 무역균형 수지를 유지하며 금 대신 종이돈 미 달러를 기축통화로 보유하고 있다. 


 결론


 야프섬의 부호가 수장된 석회석을 담보로 도민들에게 융자를 해준 것과 닉슨 대통령이 교역국에게 금은 미국이 보관할 테니 미 종이달러를 보유하던지 미국 국채로 바꾸라고 강요한 것과 유사성이 있다. 다른 점은 야프섬 화폐는 생산성 소비경제를, 미 달러는 신용에 의한 통화팽창 경제를 이끈다고 할 수 있다. (2017.08.05)

 

 

▲파이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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