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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신호등

 

 

 

1


길 잃은 바람들이 가등불빛으로 깜빡이는 
Yonge & Finch
97번 버스가 실어 나르고 있는 시간들이 
방울방울 빗방울로 맺히고
제록스 빌딩 옥상에 걸터앉았던 사선이 
현기증으로 쏟아져 내려
Basil Box 유리창에 동영상으로 뜨는 
빨간 신호등.

 

 

2


신호가 바뀌자 
수제비 면발로 굵어진 빗소리,
Olive square 가로수가 
검은 우산을 펴들면 
허리 졸라맨 허기가 
가지마다 뼈만 앙상해  
임가네* 벽, 스크린에서 푸른 바다로 
녹화되는 비상구.

 

* 단일시점을 이탈한 관념의 사물화는 어떤 정서를 불러올까? 그 괴력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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