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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188)-오늘은 우리에게 주어진 큰 은혜

 

오늘은 산사모(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바베큐 파티 날이다. 여러 모임에 나가지만 이 모임, 회원을 특히 사랑한다. 매번 새롭게 단장하고 반갑게 맞이하는 산, 자연처럼 순수함을 잃지 않은 동료들… 5시간 담소를 나누며 함께 걷고 식사하고. 헤어질 무렵이면 스트레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건강한 마음과 몸을 얻어간다. 


최근 토요일 근무가 잦아 몇 차례 바베큐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였다. 이번엔 임회장님의 사전 배려로 근무일을 조정, 파티에 동참할 수 있었다. 역시나… 모두가 자발적으로 여러 음식, 장비를 가지고 왔다. 회원들의 정성과 사랑이 듬뿍 담긴 갖가지 진수성찬을 즐기며 모두가 행복했다.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우리들이다. 하지만 이 모임에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산을 닮아 배려와 이해심 많은 회원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몇 년간 변함없이, 궂은 일을 도맡아 솔선수범하는 이영조 선배를 보면, 우리를 묵묵히 포용하는 산이 오버랩된다.


바베큐 장비, 양념 갈비 준비 그리고 회원들 식사 끝낼 때까지 묵묵히 고기만 굽는 이 선배. 히말라야산을 보는 것처럼 경외심이 저절로 생겨난다. 잠시 소풍 나왔다 돌아가야만 하는 인생… 주말에 자연과 어우러지며, 바람처럼 자유롭게 산을 돌아다닐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집으로 돌아와 잠시 정원을 살펴보고 나서 다운스뷰 장로교회로 향했다. 한가족선교회 창립 30주년 기념 음악회에 내가 속한 ‘토론토 필그림 남성합창단’이 참가한다. 5시 20분경에 도착하니 벌써 대부분의 단원이 나와있다. 리허설을 한 후 팜플렛을 읽어보았다. 


‘한가족 선교회’… 부끄러움을 수반한 충격이 밀려왔다. 자매들의 노인 목회 단체다. 외롭고 소외된 노인을 보살피는 일을 하는 사람들… 김명천 목사와 함께 15년~29년 동안 묵묵히 노인을 보살펴온 자원봉사자들을 본다. 그리고 나의 삶을 되돌아 본다. 


그들에게는 나에게 없는 예수님 모습이 보인다. 부럽다. 감사, 사랑, 믿음이 강해야 자신을 버리고 헌신하며 살 수 있는데… 나는 아직도 나를 비우지 못하였다. 주님을 내 안에 모시지 않고, 내 멋대로 살았다. 사랑의 예수님 내 안의 사악함을 물리칠 믿음과 힘을 주소서… 저의 사랑으로 예수님이 드러나게 해 주소서. 한가족선교회가 더 많은 노인에게 사랑을 전하게 해 주소서.


음악회 역시 신선한 충격이었다. 소래 청소년 오케스트라, 피아르모니아, 본 남성합창단, 네쉐마, 그리고 우리팀이 출연했다. 피아르모니아는 피아노 4중주로 에드워드 엘가가 작곡한 <위풍당당 행진곡> 등을 연주했다. 피아노 4중주 실황 연주를 처음으로 접하였는데 행진곡의 큰 스케일에 빠져 눈을 감고 음미했다. 


본 남성합창단의 송창식 작곡 <우리는>, 네쉐마의 이봉조 작곡 <꽃밭에서>도 좋았다. 나는 남성 합창단 일원으로 주로 노래하는 입장이다. 남성만의 합창이 관객에게 어떻게 들릴까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관객이 되어 감상할 수 있었다.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중후한 합창을 들으며 내가 <우리가>되고 <꽃밭에> 앉아 보는 시간이었다. 은혜 받은 하루다. 나는, 우리는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다. 그러나 노력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오늘 사랑을 나누자. 


재정난으로 고민하는 이에게 정부의 재활 지원법인 BI법에 대해 소개한다. 장기적인 경제 저성장과 실직으로 많은 이가 고통을 받고 있다. 요즘처럼 미래 예측이 불확실한 사회에 살다 보면, 원치 않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쉽도록 BI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재정난으로 고민하며 사는 이의 재활을 돕는다. 개인이 감당하기 무거운 짐을, 합법적으로 내려놓게 한다. 많은 이가 이 법을 이용, 버거웠던 짐을 벗어 버리고 새 삶을 시작한다. 인생은 목표 도달 거리가 정해지지 않은 마라톤이다. 누구나 달리다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지거나, 체력 저하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과 마주할 수 있다.


캐나다는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재정난에 직면하였을 경우, 이에 대한 올바른 응전은 BI법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유자격 전문가와 함께 가면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변덕스런 날이 계속된다. 봄이 더 오래 머물렀으면.


오늘이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교통 사고로 하루에 수백 명이 사망한다. 하루만 더 살기 바라는 아픈 이웃도 있다. 오늘은 우리에게 주어진 큰 은혜다. 감사하며 살자. 봄에 피어나는 새싹처럼 새로운 희망과 각오로 내일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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