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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도라도의 나라 - 콜롬비아 회상기

며칠 전 콜롬비아에서 오랫동안 한의원을 개업하고 있는 엄인종씨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았다. 매해 신년마다 새해인사와 안부전화를 주고받아 왔으나 금년 연말연시에는 키-웨스트와 헤밍웨이 기념관 등을 찾아 마이애미를 여행 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하였다. 


 안부인사 겸 그곳 대사관에서 삼일절 기념행사를 하였는데 자기가 원로(87세)로서 만세 삼창을 선창도 하였고 아직도 병원에 나가 일도 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서 오는 4월 16일부터 박 대통령이 남미 4개국 순방차 콜롬비아를 방문한다는 소식도 전해 주었다. 


 엄인종씨는 한-일회담 관계로 여러 번 일본을 방문하였고, ‘나는 조국을 사랑했는가’라는 무척 두꺼운 자서전을 보내주기도 한 분이다. 


 사실 콜롬비아에는 칼텔(Medellin Cartel)이라는 세계 최대의 코카인 조직범죄단이 남미는 물론 미국, 캐나다, 심지어 유럽까지 전 세계를 상대로 코카인을 밀매하고 있어 여행하기에는 위험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한때는 콜롬비아 정부의 외채를 상환해주는 조건으로 구속되어 있는 조직원의 석방을 요구할 정도로 콜롬비아 정부에 위협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와 협력, 소탕작전으로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이처럼 여행자들에게는 위험한 나라로 가능하면 여행에 특별히 조심하도록 경고하고 있었으나 마침 그곳 한국대사관 설치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최초로 태권도장을 설치, 경찰학생들과 사관학생들에게 태권도를 보급한 이경득군이 있었고 연세대학 동기인 이정수 대사가 있어 안심하고 콜롬비아를 다녀 올 수 있었다.


 보고타 비행장에는 까만 전투복을 입고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어 칼텔의 위협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직도 이경득군을 마에스트로(Maestro)라면서 깍듯이 예를 다하고 있는 고위 경찰관과 군 장성들이 많아 비행장 안까지 들어와 우리를 마중해 주었고, 콜롬비아 체류동안 세심한 안내를 해주어 너무나 고마웠다. 


 한때 콜롬비아 상원의장 고문으로 친선방문단을 인솔, 한국도 방문하는 등 한국과 콜롬비아 친선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하였다. 지금은 80대 고령에도 한-콜롬비아 문화재단(Fundacion Cultural Colombo-Coreana) 이사장과 대학에 나가 강의도 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6.25 한국전쟁시 UN군으로 5,300여 명의 군인을 파견한 남미 유일의 나라이며 여행 중 치러간 골프장에 Campo di Corea라는 이름의 코스를 보고 콜롬비아가 얼마나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콜롬비아는 전설에 나오는 금으로 된 나라인 El Dorado라 불릴 정도로 금이 많은 나라이다. 엘도라도라는 스페인 말은 금가루를 칠한 사람이라는 말로, 전설에 의하면 해발 2,700미터 사화산에 있는 구아타비타 호수에 추장이 금가루를 칠한 몸을 씻고 많은 보물을 호수에 던져 넣었다는 것이다.


 호수 밑에는 많은 금은보화가 있을 것이라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호수 물을 빼고 호수 밑바닥에 있는 금은보화를 찾으려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정부가 보호구역으로 하고 있어 관광지로만 남아 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박물관(Museo del Oro)은 국립은행 소유로 많은 금과 에메럴드로 된 여러 조각이나 장신구와 세공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보안상 한 번에 몇 사람씩만 입장이 허용되었다. 


 그리고 콜롬비아는 금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에메럴드 생산국으로 길거리에는 많은 행상들이 에메럴드를 팔고 있었고 콜롬비아 커피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며 많은 꽃과 과일을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하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 부부는 이경득군 집에 여장을 풀고 다음날부터 금박물관을 구경하고, 산 전체가 암염으로 되어 있는 8,000명의 신자가 미사를 지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금성당을 구경하였다. 그리고 그곳 한인회 회장의 안내로 보고타는 고산지에 위치해 있어 산소가 희박하여 호흡에 어려움이 있으며 한국의 가을날처럼 쌀쌀하다 하여 박정희 대통령이 콜롬비아 동포들을 위해 마련해주었다는 에쿠아도르 국경지대에 있는 한인회 휴양지도 가보았다.


 우리가 보고타를 출발해 아래로 내려가면서 계속 기온이 높아지고 주위의 나무와 꽃들도 여러 종류들로 바뀌어 갔다. 휴양지에 가까워질수록 기온은 거의 40도를 넘었고 열대식물과 꽃들이 만발하고 있었다. 휴양지에는 콜롬비아 부부가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었고 캐나다에서도 볼 수 있는 모텔 모양의 숙박시설과 수영장이 있었고, 에어컨은 현지 LG사가 마련해주었다고 한다. 


 방문 5일째는 인사차 대사관에 갔다. 콜롬비아 한국대사관은 새로 지은 아담한 건물이었으며, 이 대사의 안내로 대사관과 관저 등도 돌아보았다. 


 콜롬비아 여행 안내 책자에는 콜롬비아에는 칼텔이라는 세계 최대의 마약범죄 조직이 있고 치안이 불안하여 특별히 조심을 하고 여행을 자제하도록 주의를 하고 있어 무척 걱정을 하면서 출발하였으나, 그곳 여러분들의 친절한 안내와 호의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올 수 있게된 것을 다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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