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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충도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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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강 건너버린 한-일관계

 

오늘날 우리는 과학이나 인간의 이성이 절대적이라는 모더니즘에 반대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3H(Hegel, Husserl, Heidegger)의 거대 담론을 절대적 진리라고 믿어왔던 과거의 생각에서 벗어난 상대주의( Relativism) 시대에서 나의 주장이나 이론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여기서 필자가 언급하고자 하는 한-일관계 문제도 나의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여기서 논의하려는 의제는 한-일관계는 장기적인(Long-Run) 측면에서 한국의 국익과 아세아지역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며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작금의 최악의 한-일관계를 보고 군대를 이끌고 루비콩강을 건너 로마로 진군한 시저의 옛일이 생각난다. “루비콩강을 건너 버렸다.”라는 말은 다시 뒤돌아갈 수 없는 선을 넘어버렸다는 뜻이다. 이처럼 한-일관계는 시저가 루비콩강을 건너버린 것처럼 뒤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한국에서는 일본 산케이 신문사 기자를 이미 한국언론에서 보도된 기사를 허위보도 하였다는 죄로 오랫동안 출국금지하였다가 6개월만에 해제해 일본으로 돌아가게 하고, 지금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징비록”인가 하는 임진왜란 사극에서 일본군들의 만행과 잔학상뿐만 아니라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광적인 여러 행동을 보여주어 일본인들에 대한 증오심과 혐오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 일본 어느 부대의 인체실험 문제, 교과서 왜곡문제, 독도영유권문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문제 등으로 일본에 대한 혐오감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일로에 있다. 


 한때 한국영화(겨울연가)의 주인공을 사랑하는 ‘욘사마 모임’을 만들어 영화 촬영현장을 방문하는 일본여성들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최고 신인문학상인 아쿠다 가와 문학상에 이양지, 이희성, 유미리 그리고 현월 등 많은 한국계 문인들이 수상하였고, 일본 최대의 IT기업을 설립한 손정의, 롯데 구룹의 신격호, 마루한 구룹의 한상우씨 등 많은 재벌들과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학자들도 있으며, 배우나 가수 등은 물론 재일 동포 출신 운동선수들도 많다. 그리고 오사카와 동경 등의 한인들 밀집지역에는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형 식당, 백화점 등이 즐비하다. 


 60만-70만 명에 이르는 재일동포들이 자유롭게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으나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많은 불편을 겪고있다. 지난 4월 16일에는 동경의 한인 밀집지역인 이케부크로와 오쿠보 지역에서 대규모 반한 집회가 있었다. 이들 과격 데모대는 ‘한국인과 조선인들을 모두 자기 나라로 추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반한-반조선인 시위를 하였다. 


 어떤 젊은 시위자는 TV 화면에서 일본 대사관 앞에서 반일구호를 외치며 일본 국기를 불태우는 장면을 보고 분을 참을 수 없었다고 하는 한편, 다른 시위자는 일본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등을 통해 여러 번 사과를 하였고, 충분한 배상까지도 하였는데 언제까지 얼마를 더 배상해야 되는가, 중국은 역사적으로 수천 년간 조선을 침략하고 공녀라는 이름으로 많은 여자들을 데려가 노예나 첩으로 삼아 왔고 공물을 바치는 조공 국으로 삼아 왔으며, 6.25 한국전쟁시 의용군이라는 명목으로 한국전에 참전, 수많은 군인들과 무고한 민간인들을 학살한 적국임에도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가 하면서 한국의 지나친 반일정책을 비난하고 세계에서 일본을 제일 싫어하는 이상한 나라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처럼 한-일 양국은 정부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도 극도의 상호 혐오감을 나타내고 있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것이 아닌지. 어느 여론조사 통계에서는 한국인들의 일본인 혐오감은 거의 80% 이상이며 일본인들의 한국인 혐오감은 70% 이상이라 한다. 이처럼 양국의 상호 혐오감은 어느 시대, 어떤 때보다 심각한 상태이다. 


 그러나 최근 한-일 양국은 정부 차원에서 빈번한 접촉을 시도 관계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아펙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주선으로 잠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총리가 만났고, 지난 4월 14일 안보문제 논의차 일본 아세아 태평양국장이 서울을 방문 하였고, 4월 15일 일본 산케이신문 기자 석방, 4월 16일 미국에서 한-일 차관급 회담을 열어 한-미-일 안보문제 등을 논의하는 등 양국간의 관계정상화 노력이 눈에 띠게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한-일관계 개선은 오는 4월말 아베 총리의 미 상하 양원 합동의회에서의 연설에서 한-일 역사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사과 여부와 오는 6월 박 대통령의 방미 등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한-일 양국은 분명 역사적, 국민적 감정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단시일 내에 관계개선은 어려울 것이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결코 일본과의 관계단절은 안보적인 측면에서나 경제적인 측면, 70만이란 재일 동포들을 위해서도 한국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서로 화해와 공존이라는 세계사적 역사의식을 통한 관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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