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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의 결혼

2016-04-07

제이슨의 결혼

 

 지난주 토요일 이행장의 아들 제이슨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늠름하게 성장한 제이슨이 그의 색시와 함께 다니는 모습이 좋았다. 결혼식 주례는 35년전 나의 결혼식 주례를 해주신 최상봉 목사님이라 더욱 감회가 깊었다. 우리 집사람과 아이들 모두 세례를 주신 목사님이 아직도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 너희들은”, 손바닥 두개를 뾰쪽한 지붕처럼 만드시며, “이렇게 생긴 교회에서 결혼 했잖아” 그렇다. Yonge Street 에서 Hwy 401 동쪽 방향을 타려면 있는 그 교회에서 우리는 결혼을 했다. 


그 당시 교회는 다녔지만 신앙심이라고는 거의 없었고, 거기에 친구들이 있으니까, 일요일 예배가 끝나면 볼링장을 예약해 볼링 치러 다니기 바빴다. 우리또래의 청년들이 많았기에 놀기에는 그만한 교회가 없었다. 한 달에 한번 각 집에서 돌아가면서 하는 청년회모임이 끝나고 목사님과 장로님이 가시고 나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놀았다. 20대 중후반대이니 먹고 마시는 것도 엄청난 양이었다. 제대로 돈벌이 하는 사람이 없어, 한번 모임을 갖고 나면 그 가정 1, 2주 먹을 양식을 축내고는 했었다.


그러다 하나 둘씩 아이를 갖기 시작했다. 비비안이 10월에 태어났고, 제이슨이 한달 후에 태어났다. 그리고는 주위에 살면서 아이들이 같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몇 년 후 모일 때는 아이들까지 불어나 엄청난 수가 되어, 각 집에서 모이기가 힘들어졌다. 같이 자라난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사촌으로 알고 있기도 했다. 어느 날 그리도 똑똑했던 내딸 비비안이 나에게 물어본다. “Daddy, he is my cousin, right?” 그래 딸아 너도 이제 진실을 알아야 될 나이가 됐구나.


80년대 후반, OB리그라고 해서 30살 넘은 사람들이 모여 연식야구를 한 적이 있었다. 출전팀이 무려 10여개가 넘었으며 주말이 지나면 한국일보 스포츠면에 각 팀의 전적과 순위가 마치 Toronto Sun에 Blue Jay 기사가 나오듯 그렇게 나왔다. 그러다 한날 공원에서인가 분명히 불법인줄 알면서도 맥주를 한잔씩 마시고 있었고, 저쪽에서는 부인들과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그때 친구 KD의 딸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이들끼리 놀다가 제이슨이 한대 때렸단다. 딸이 울자 그 딸을 안고 어쩔 줄 몰라하는 KD, 차마 말은 못하고 식식거리던 KD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러다 어느날 그 친구들이 모두 이행장내 집에 놀러가게 되었다. 한참을 먹고 마시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내 소매를 당긴다. 뒤를 돌아보니 저쪽에서 놀던 비비안이 울먹울먹 하면서 서 있었다. 뒤로 돌아 앉아 “왜 그래?” 했더니 쭈뼛쭈뼛하면서 “아빠 칼싸움하고 노는데 제이슨은 진짜로 때려, 나는 장난으로 살짝 때리는데” 맞은 곳이 아픈지 손바닥으로 팔을 문지르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제이슨은 개구장이 였다.


그 후 20년 정도 지난 어느 날, 토론토 시내 어느 가게에 들리게 되었다. 키가 훤칠한 청년 하나가 나에게 꾸뻑 인사를 한다. 누구지? 했는데 제이슨이다. 물론 그 사이에도 자주 봐서 제이슨이 커가는 것을 보았다.

멋진 청년이 되어 아빠 친구인 나에게 인사를 한 것이다. 제이슨이 떠나고 그 가게 아주머니가 “저 청년 아세요?” 하면서 제이슨 이야기를 하셨다. 청년이 인사성도 바르고 무척 성실하다고, 그 부모가 잘 키웠다고, 마치 내가 칭찬을 듣는 것 같았다.


이 행장이 ATM 머신 사업을 하는데 기계가 고장나서 제이슨이 아버지 대신 고쳐주러 온 거다. 자기가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버지가 바쁘거나 하면 어김없이 제이슨이 가방이나 도구를 들고 아버지를 도와주러 다닌다. 이행장이 여행이란 취미를 갖게 된 것도 착한 아들을 둔 덕분이다.


개구장이 제이슨이 이렇게 멋지게 성장한 것을 보면 박정히 대통령이 한 말이 생각난다. “하면 된다”


그래 제이슨, 정말 멋지게 자라서 좋은 가정 꾸미는 것을 축하한다. 아들도 딸도 잘 낳고 멋지게 키워라. 아들에게 이 한마디는 꼭 가르쳐 줘라. 칼싸움하고 놀 때는 진짜로 때리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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