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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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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생산만을 고집하는 저희 이씨농장에서 이것 저것을 올려 봅니다. 도심에서 맛 볼수 없는 한가지씩을 소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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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1
항암나물 다섯 가지 중 다섯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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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4
항암나물 다섯가지 중 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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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1
자연방사한 닭의 계란이 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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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9
항암나물 다섯가지 중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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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3
항암나물 다섯가지 중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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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1
항암나물 다섯가지 중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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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4
대지의 잠을 깨우는 차 한 잔 - 3월의 차
3월의 차 - 대지의 잠을 깨우는 차 한 잔 겨우내 잠들었던 만물이 대지의 새로운 기운과 함께 기지개를 켜는 3월입 니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어진다는 그 경칩과 낮과 밤의 길이가 꼭 맞아 떨어지는 춘분이 이 달에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시절을 꽃피는 아침, 달뜨는 저녁 즉 화조월석(花朝月夕)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는 음력으 로 2월과 8월 보름입니다. 음력으로 2월과 8월에는 낮과 밤이 꼭반반씩 되 는 춘분과 추분이 있고, 가득차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보름 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차를 우려낼 때, 더운 물을 반쯤 넣은 다음 차를 넣고 다시 더운 물을 넣 는 중투법(中投法)이 봄날에 어울리는 차내는 법입니다. 이렇게 차를 내면 서 차 정신의 하나인 중용의 덕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이 시절에 할 수 있는 일이지요. 봄비에 푸르러지는 버드나무와 꽃샘바람 이기고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면 서 마시는 봄날 아침의 차 한 잔.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보름달과 함께 찾아온 반가운 차벗과 함께 마시는 봄날 저녁의 차 한 잔. 조선 시대 시인인 신종호(申宗鎬)는 이런 봄날이 가는 것을 아쉬워 하며 차를 마시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습니다. 차 마시기를 그치자 비로소 잠이 깨는데 집밖에서 자주빛 옥생황소리 들려오네. 제비는 아직 오지 않고 꾀꼬리 또한 날아갔는데 뜰에 가득 꽃비가 소리 없이 내리네. 우리 선조들은 이 때를 맞으면 무엇인가 묵은 것보다는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냉이, 달래, 씀바귀 등 우리 입맛을 새롭게 하는 봄나 물이 그 좋은 예지요. 차의 옛 글자가 씀바귀 도(도)자였다는 것은 차도 처 음에는 싱싱한 봄나물의 하나였다는 좋은 증거가 됩니다. 곽박(郭樸)이 지 은 《이아주(爾雅注)》에는 겨울에 나는 차싹으로 국을 끓인다고 하였습니 다. 이렇게 볼 때 그 옛날에 차가 기호음료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먹거리의 하나로 출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칩은 만물을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차나무가 대지의 기운을 깨우는지도 모르지요. 차나무도 이 때를 전후하여 작고 작은 움을 틔우기 시작합니다. 이 움으로 차를 만들어 마셧다는 기록이 여러 차문헌과 차시에 보입니다. 《선화북원공다록(宣化北苑貢茶錄)》에 보면 백차(白茶)와 승설차(勝雪茶) 는 경칩 이전에 만들기 시작하여 열흘동안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 어진 차는, 말을 탄 날랜 병사들이 음력 2월이 넘기 전에 서울로 날랐기 때 문에 가장 먼저 진상되는 차라는 듯의 두강(頭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북원별록(北苑別錄)》에도 경칩 때 만들어 처음으로 움이 트므로 해마다 그 3일 전에 차판을 벌이는데 그 이유는 윤년에는 기후가 조금 늦어 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경칩을 전후하여 이른 시기에 차를 따던 것이 후대에 이르러 점점 청명과 곡우 도는 입하를 전후한 시기로 바꾸어지게 되지만, 고려시대와 초기 조선 시대에는 좋은 차를 얻기 위하여 이 시기에 차를 만드는 것이 사뭇 성행하 였나 봅니다. 이규보(李奎報)의 시에 나오는 유다(孺茶)라든가 조아차(早芽 茶) 등이 경칩보다 이른 시기에 만든 차이지요.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 習)이 보내준 차에 감사하여 서거정(徐居亭)이 쓴 시에는, 경칩을 전후하여 김시습이 만들었던 차의 모습과 그 차를 마시던 서거정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 부분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봄천둥 울지 않고 벌레는 아직 깨지 않았는데 산의 차나무는 움터서 새싹을 이루었네 ...... 경주의 눈빛 종이로 봉지를 만들고 그 위에 초서로 두서너 글자를 적어 봉하 봉함을 여니 하나하나 봉황의 혀 살짝 불에 쪼여 곱게 가니 옥가루가 날리네 서둘러 아이 불러 다리 부러진 남비를 씻어 눈물로 담담하게 차를 달이며 생강도 곁들이네 ...... 이 시에서 봄천둥이 울지 않았다는 것은 춘분이 아직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시의 제목은 《잠상인이 보내준 작설차를 고맙게 여 기며》입니다. 눈빛 종이에는 아마도 작설차라는 글씨가 멋진 매월당의 솜 씨로 적혀 있었을 것입니다. 서거정은 그 차를 가루로 내어 고운 가루차를 만들고 눈을 녹여 생강의 매운 맛을 더하여 차를 끓였습니다. 차의 순수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로서는 생강을 가미한 차를 용납하지 못하겠지만, 차에 다른 향기나 다른 맛을 내 는 풍속은 지금까지도 세계 각국에서 차를 마시는 하나의 풍속이 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용납못할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일본인들이 즐기는 현미차는 숭늉에다가 차를 우려낸 듯한 맛이 나서 차 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지요. 그리고 요사이 중국에서는 인삼 과 차를 더하여 우리와 다른 인삼차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숭늉과 인삼의 본고장인 우리나라에서도 이와같은 차의 개발에 더욱 주력하여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별 부담을 주지 않고 차를 접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 다. 저는 때때로 별미로 가루로 된 인삼차를 더운 물에 부어 가루차와 같은 방법으로 마시기도 합니다. 그 차를 차벗들과 나누어 마시면 독특한 그맛에 차벗들은 감탄하기도 하고 차맛을 해치는 일이라고 꼬집기도 하지요. 그러 나 차를 하나의 봄나물로 먹던 시기나 약으로 먹었던 옛일을 생각하면, 오 늘날 우리에겐 기호식품인 차 하나에, 차 마시는 것은 꼭 이래야 한다는 고 정관념에 너무 얽매여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맛에 대한 욕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습니다.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각종 과일과 채소를 맛볼 수 있습니다만, 옛날에는 새것이 나오면 먼 저 조상님께 올린 다음에야 비로소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다달이 나라에서 새맛을 조상에게 올리는 일을 일러 천신(薦新)이라고 하였습니다. 고려 때에는 천신하는 품목으로 2월에 얼음이 바쳐졌는데, 조선시대에는 품 목이 더 늘어 생합, 낙지, 얼음, 전복, 그리고 작설차 등이 바쳐졌습니다. 차마시기가 성하였던 고려시대에도 보이지 않던 천신 품목인 작설차가 조선 시대에 바쳐졌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3월이 끝날 무렵에는 어디서 누군가 햇차를 만들었다는 소문이 심심치 않 게 들려옵니다. 햇차를 만나거든 먼저 조상님과 웃어른에게 대접하도록 하 지요. 그러고도 남은 차 있으면 꽃피는 아침에 마시지요. 마음 속에 봄천둥이 칩니다. 어디선가 소리 없이 꽃비가 내리고 있을겁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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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4
매화 향기 어리는 이른 봄날의 차 - 2월의 차
매화 향기 어리는 이른 봄날의 차 - 2월의 차 매화꽃이 피기 시작하는 2월입니다. 바야흐로 이른 봄의 기운이 움트기 시작하느 계절이지요. 이 달에는 입춘과 우수의 절기가 들어 있고, 차례날이 있습니다. 정말 한 해의 시작은 입춘부터라고 할 수 있지요. 해를 넘기면서 차는 맛을 잃어 싱싱한 햇차가 벌써부터 그리워집니다. 이 렇듯 햇차가 그리워지는 계절에 우리 선조들의 차생활은 어떠하였는지 참으 로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규경(李圭景)의《오주연문장전산고(五州演文長箋散考)》에는 매화꽃이 바야흐로 피려고 할 때 찻물이 끓기 시작한다는 차 기록이 나옵니다. 매화 꽃과 차가 어울리는 이야기는 여러 문헌에서 나오는데, 차를 마시면서 매화 를 감상하는 이외에 매화로 차를 달여 마신 기록도 보입니다. 명대의 주권( 朱權)은 그의《다보(茶譜)》에서 잔을 먼저 데워서 가루차를 내는 법을 설 명한 뒤에, 다음과 같이 매화차에 관한 기록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과일로 대신하여 차를 내지만, 매화나 계수나 무꽃, 그리고 말리(茉莉)꽃이 더 좋다. 이 꽃봉오리 여러 개를 찻잔에 넣은 다음 조금 지나면 꽃이 피기 시작한다. 찻잔이 입 술에 가 닿지 않아도 향기가 코에 넘친다. 이 기록은 비교적 이른 시기의 꽃차에 관한 기록으로 보입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계수나무꽃과 말리꽃으로 만든 꽃차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차와 꽃의 만남은 운치 있는 일에서 출발하여 그것이 산업 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계수나무가 많은 중국의 계림에서 나는 계수나무꽃차나, 우리가 흔히 쟈스민차라고 하는 말리꽃차는 이런 오랜 전 통 속에서 개발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금당 최규용(錦堂 崔圭用)은 주권과 같은 매화차를 내십 니다. 이른 봄 범어사에서 피는 매화 한 가지를 조심스레 옮겨와, 매화 봉 오리 하나를 더운 김이 오르는 찻잔에 넣고서 조금 기다리면, 매화꽃과 차 가 어울린 한 잔의 차가 됩니다. 이런 풍류스런 차를 마시면, 문득 가슴속 에서 매화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차와 꽃의 어울림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견해도 일찍부터 있 어 왔습니다. 당대의 유명한 시인 이의산(李義山)은 꽃을 보면서 차를 마시 는 것은 살풍경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다서에서 차에 다른 향기로 운 과일이나 꽃을 넣는 것을 무척 꺼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차는 새로운 차가 좋고, 먹은 오래 묵은 먹이 좋다고 합니다. 해를 넘긴 덩이차는 불에 구워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어 마신다는 기록이 채양(蔡讓) 의 《다록(茶錄)》에 보입니다. 묵은 잎차를 정갈한 한지 위에 올려놓고 은 근한 불에 살짝 불기운을 쪼여 차맛을 기르는 방법은 육우(陸羽)의 《다경( 茶經)》에서도 보입니다만, 《고반여사(考槃餘事)》의 차를 저장하는 법에 의하면 차를 만든 다음에도 하지와 추분, 동지 등 모두 다섯번에 걸쳐 차를 볼에 쪼여 보관하는 방법을 설명構?있습니다. 이는 차를 보관하기 용이하 지 않던 시기에 생긴 차 보관법입니다. 냉장법과 진공포장 등 차의 보관이 쉬워진 오늘날에 이와같은 방법은 무의미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개 봉한지 오래된 차를 정갈한 한지에 올려 놓고 불에 쪼여 말린 뒤 우려서 마 시면 종전에 맛보지 못한 새로운 차맛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매화와 어울리는 꽃은 수선화와 동백꽃입니다. 중국인들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수선을 방안에 들여 놓고 수선화가 피기를 기다립니다. 수선화는 금잔옥대(金盞玉臺)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즉 금으로 만든 잔과 옥으로 만든 잔받침과 같은 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강희안(姜 希顔)의 《양화소록(養花小錄)》에 보면 우리 선조들도 그와같은 멋을 가지 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의 차 가운데에도 수선차(水仙茶)가 있습니다. 이 차 이름을 처음 들 으면 쟈스민차와 같은 꽃차 같지만 꽃차가 아니고, 수선이라는 차나무 품종 으로 만든 것입니다. 수선차는 무척 향기로우며, 그 맛이 진하여 여러번 우 려내도 그 맛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나오는 우수한 차이지요. 2월의 차생활 가운데 수선화와 더불어 차실에 어울리는 꽃으로는 동백꽃 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민요의 하나인 《동백꽃타령》에 보면 다음과 같 은 가사가 있습니다. 가세 가세 동백꽃을 따러 가세 빨간 동백 따다가는 고운 님 방에 꽃아 놓고 하얀 동백 따다가는 부모님 방에 꽃아 놓으세 이런 민요 이외에 차를 사랑한 많은 우리 선조들은 동백꽃을 노래하였습 니다. 산다(山茶)라고 노래되는 꽃이 바로 동백꽃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차 실에 가장 어울리는 꽃을 무궁화와 동백꽃이라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차실에 무궁화 꽂기 좋아하는 것이 무척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동백꽃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은 이유에서 무궁화를 좋아합니다. 그들은 무궁 화와 동백꽃이 잎 밑에서 숨어 피어나면서 쉽게 지는 모습에서 잠시 이승에 스쳤다 가는 바람과 같은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빨간 동백 한송이 고운 님 방에 꽂아 놓고 매화 향기 어리는 차를 마십니 다. 매화 향기, 차 향기 어린 작은 찻잔 안에 봄이 눈 틔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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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4
눈을 보며 차를 마시는 그 즐거움 --- 1월의 차
눈을 보며 차를 마시는 그 즐거움 --- 1월의 차 때에 맞추어 차를 마신다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차를 마신다는 일은 그냥 더운물에 찻잎 넣어 우려 마시면 되는 그런 쉬운 일이지만, 정말 맛있는 차 한 잔을 마신다는 것은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주위환경과 어울리는 차 한 잔, 그리고 권하는 사람의 향기가 그대로 전 해지는 차 한 잔을 우려내기란 차에 웬만큼 정통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옛날 《대관다론(大觀茶論)》이란 다서(茶書)에서 차를 따는 날짜를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차 만들기에 좋은 날씨를 만나 면 축하한다고 하였습니다. 차만들기가 그러할진대 차마시기에 좋은 때를 만나면 우리 선조들은 그 흥을 시로 표현하거나 좋은 사람과 마주하여 정담 을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은 《동다송(東茶頌)》에 일부 전하는 《동다기 (東茶記)》에서, 아침에 꽃이 피기 시작하고, 뜬 구름이 비 개인 하늘에 곱 게 떠 있고, 낮잠에서 갓 깨어났을 때, 맑은 달이 푸른 시냇가에 휘영청 비 추일 때 차마시기 좋다고 하였습니다. 이와같이 자연과 어울린 차 한 잔, 실로 멋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멋스러운 차생활은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한 우리 나라에서는 더욱 여러 가지 차생활의 형태로 나타났습 니다. 그런 차생활을 여러 문헌과 차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오늘날의 차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넉넉했던 우리 선조들 의 마음에 깃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혹 솔방울로 차를 끓인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솔방울 로 차를 끓인다는 이야기는 명나라 전예형(田藝衡)의《자천소품(煮泉小品)》 에 보입니다. 전예형은 추운 겨울철에 솔방울을 가득 쌓아두고 차를 끓이면 더욱 그 고상함이 갖추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솔방울로 차를 끓인다는 이야 기는 작은 솔방울이 불 속에서 벌어지면서 뿜어 낼 솔내음 속에, 솔방울 하 나 던지면서 화력을 조절하였을 옛 사람의 슬기로움이 배어나오는 듯 한 맑은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끓인 차는 과연 어떤 맛이 났을까요? 일찍이 고려의 진각국사(眞 覺國師)는 솔방울로 차를 끓이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습니다. 고개 위 구름은 한가로와 흩어지지 않는데 시냇물은 어찌 그리 바삐도 달리는가 차를 달아니 차는 더욱 향기로와라 진각국사는 솔방울로 달인 차가 여느 차보다 더욱 향기롭다고 하였습니다. 다산 정약용도 차부뚜막에서 솔방울로 차를 끓인 시를 남겨 놓고 있는 것 을 보면 솔방울로 차를 끓인다는 이야기는 차의 은근한 멋을 아는 여러 선 조들이 즐겨하떤 찻물 끓이던 풍습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겨울의 차생활 가운데 더욱 시정이 넘치는 일은 아마도 천지에 하얗게 내리는 눈을 보며 그 눈으로 차를 마신다든가, 눈이 온 뒤 적막함 속에서 화로에 불을 일구어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차를 마시는 일이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중국 허차서(許次序의 《다소(茶疏)》에서는 큰 비나 눈이 올 때엔 차를 마시지 말라고 하였습니다만, 하늘과 땅을 온통 은빛으 로 바꾸는 흰눈을 보면서 차를 마시는 일이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닐 것입 니다. 그 눈을 한 웅큼 떠서 화로에 녹여 김이 오르고 솔바람 소리가 밀려올때, 다관에서 푸른 차잎사귀가 마치 봄바람에 나부끼는 깃발과 같이 피어 오르 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것은 바로 차와 선(禪)이 하나가 되는 시선일미( 詩禪一味)의 경지가 아닐까요, 초의(艸衣) 스님의 절친한 차벗이었던 홍현 주(洪顯周)의 누이 유한당 홍시(幽閑堂 洪氏)는 눈을 보며 차를 끓이는 즐 거움을 다음과 같은 시로 남겨 놓고 있습니다. 처음 벼루를 열자 밤은 시를 재촉하네 북두칠성은 하늘에 걸리고 달은 더디 나온다 등을 달고 한가롭게 앉은 높이 솟은 누대 위 눈을 보며 차를 달이는 그 즐거움 나는 안다네 눈을 보며 차를 달이는 즐거움은 어떤 즐거움이었기에 유한당 홍씨는 추 위를 무릅쓰고 높이 솟은 누대 위에서 차를 달여 마셨을까요. 한참 동안 갈 아야 되는 벼루의 효능을 잊은 지 오래된 우리로서는 아마도 유한당 홍시의 차는 맑은 차향기와 투명한 대지의 기운이 하나가 된 그런 찻자리에 어울린 한 잔의 차였다고 짐작할 수밖엔 없지요. 눈을 보며 차를 마시는 즐거움과 함께 우리 선조들이 즐겨하시던 맑은 일 은 눈을 녹여 차를 끓이던 일일 것입니다. 여러분도 어렸을 적에는 눈이 내 리면 혀를 한껏 내밀고 눈을 입속에 집어 넣거나, 손바닥으로 눈을 받아 먹 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잊혀졌지만 우리 어렸을 적에 눈을 보며 즐거워하던 그 마음 은 차를 마시던 옛 어른들도 같으셨던 모양입니다. 중국의 정위(丁謂)라는 다인은 눈오는 날 눈으로 차를 끓이는 것을 즐겨하여 귀중한 차를 아끼고 아껴 서랍 혹에 깊이 넣어 두고서 눈오는 날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눈이 내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첫눈은 늘 반갑다고 어느 시인은 말하였습니다. 이렇게 볼 때 눈은 차의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추운 밤 손님 이 오면 차로 술을 대신하여 대접한다는 옛 싯구 한야객래다당주(寒夜客來 茶當酒)가 있습니다. 반가운 눈오는 날 오래 보지 못하던 친구와 차 한잔을, 찻잔으로 손을 녹여가며 뜨거운 차를 마신다는 것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훈훈하여집니다. 눈 녹인 물로 차를 끓인 기록을 남긴 최초의 사람은 송나라의 도곡(陶穀) 입니다. 그는 눈 녹인 물로 덩어리 차를 끓여 마셨습니다. 그가 남긴이 기 록이 후대에 두고두고 차의 맑고 운치 있는 옛 이야기로 전하여지고 있습니 다. 어릴 때 우리가 혓바닥으로, 손바닥으로 받던 눈을 우리 선조들은 입이 좁은 매병에 담았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담은 물을 땅 속에 묻어 두고 귀한 차를 마실 때 조금씩 나누어 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입이 좁은 매병을 대지의 정기를 담은 눈을 받으려고 내놓았을 옛 다인들. 매화가지 내린 눈을 조심스럽게 병에 옮겨 놓던 옛 다인들. 참으로 성에 낀 유리창 너머에 보이는 그리운 얼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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